'그것이 알고싶다'나 'PD수첩'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논란이 되는 사건을 심층 취재하여 알려주는 유익한 프로그램 같지만, 간혹 (혹은 대부분?) 미리 결론을 내놓고 짜맞추기 식으로 편집하여 방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송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방송 내용과 다른 것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도 있고, 잘못된 방송 때문에 국민 여론이 들끓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된 적도 있었죠. 또, 소비자 고발 프로에서 문제가 없는 음식을 이상한 음식인 것처럼 방송하여 관련 업종의 많은 소상인들에게 피해를 입힌 사례도 있고요.)
그것이 알고싶다 등 고발 프로그램의 신뢰성
저는 TV를 (거의) 안 본지 10년 이상 되기 때문에 요즘에 이런 프로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아직도 방영하는가 보네요.
같은 사건이더라도 어떤 각도로 취재하여 편집하는가에 따라 180도 다르게 보입니다. 즉, PD의 의도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론에 도달하도록 보이도록 편집할 수 있습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단체나 기업이더라도 취재 기법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가령, 카메라맨과 기자가 예약도 하지 않고 불쑥 사무실을 찾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보통 1층 홀에서 제지를 하겠죠. 그러면 그것을 가지고 "폐쇄적"이다라는 인상을 주도록 편집할 수 있습니다. (설마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편집하는 경우를 찾아보면 있습니다.)
그리고 간혹 카메라를 들고 흔들리는 화면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흔들리는 화면으로 찍으면 불안한 느낌을 주고 뭔가 회피한다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이것은 고전적인 수법 같습니다.)
또, 아래에서 위로 촬영하는 기법도 있습니다. 그러면 얼굴은 잘 안 보이고 다리에서 상체가 조금 보이는 형식이 되는데요. 음성 변조까지 하면 정말 이상한 사람들로 보이게 됩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대화라 할지라도 모자이크 처리하고 음성 변조하고, 앞뒤 상황 없이 특정 부분을 부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이 사용되는 기법 중 하나로 '침소봉대'가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니거나 경미한 착각이나 잘못을 가지고 대단한 것을 발견한 것처럼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 사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것도 색안경을 끼고 보면 모든 것이 다 이상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듣고 싶어하는 것만 듣고, 보고 싶어하는 것만 들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한번 불신하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착각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마치 무엇인가를 은폐하고 있다고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고발 프로그램에서 이런 장면을 많이 목격합니다. 안정적인 화면으로 찍어도 되지만 의도적으로 이런 식으로 편집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나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을 볼 때 위에서 예시를 든 사례가 있는지 유심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사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좋지만 시청률을 위해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흘러가거나 미리 결론을 내놓고 편집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을 맡고 있는 김상중 씨는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특유의 굵직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어두운 조명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대단한 의혹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특유의 굵직한 목소리는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에 호소하는 장치에 현혹되기 보다는 팩트와 상식에 입각하여 판단하면 좋을 듯합니다.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 호소력이 뛰어난 배우를 섭외한 것도 별로 바람직한 것 같지 않습니다. 팩트를 담백하게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하지, 감정에 기대는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은수미 성남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조폭 연루설에 대해 어제 방송을 한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방송을 시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내용이 포함되었는지 모르고, 또 별 관심도 없습니다.
만약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고소를 하여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입니다. 조폭이 정치에 연루되었다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차대한 사건일 것입니다.
여론 재판을 하기보다 사법부의 판단이 (비록 완전히 신뢰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조금은 더 정확할 것입니다. 사법부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도 이런 방송에서 떠들면 관련된 사람들은 명예를 심각히 손상당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송 자체도 문제가 많은 것이, 어떤 부정적인 내용의 소송을 당한 것만으로 평판에 큰 손상을 입기도 합니다.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이 나더라도 당사자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