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2월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국제(외국어)영화상, 감독상, 각본상 등 4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AP통신은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92년 역사상 처음으로 비영어권 영화로 작품상을 수상했다"며 "세계의 승리(a win for the world)"라고 평가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러한 희소식에 배가 아픈 나라가 있습니다. 모두 짐작하셨겠지만 바로 일본입니다. 일본은 오스카에서 일본 영화가 비영어권 영화로는 가장 먼저 작품상을 수상하지 않을까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영화가 오스카상 작품상을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는 소식에 분명 기분이 매우 상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서는 황당한 설문조사가 진행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일본 야후재팬에서도 기생충 수상 소식이 메인으로 장식했지만 해당 기사 하단에 이상한 설문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하네요.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이 납득되는가?”라는 제목의 설문조사인데요.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받았는데, 이를 납득하냐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일본인들이 생각해낼 수 있는 전형적인(?) 일본다운 질문이지 않나 생각되네요.)
일본이 오스카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이런 황당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일본의 열등감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한편 일본 언론은 영화 미국 영화 ‘밤쉘’로 분장상을 수상한 일본계 미국인 카즈 히로를 중심으로 보도를 내고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정작 카즈 히로는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의 경험이 수상에 영향을 미쳤는지’ 묻는 질문에 “이런 말하긴 좀 미안하지만, 나는 일본을 떠나 미국인이 됐다”며 “일본 문화가 싫어졌고 꿈을 이루기 어려웠기 때문에 여기(미국)에 살고 있다. 미안하다”라고 대답했다고 하네요.ㅎㅎ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통해 일본은 부활을 넘어서 세계 리더국가로서의 이미지를 심으려고 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일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작년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 보복은 원만한 도쿄 올림픽 개최를 위해 주변국들의 이해를 구해야 하는 국가로서 대단히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한편으로는 이 사건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일본의 실체에 대해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결국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때문에 일본 불매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고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일본을 등돌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감소한 한국인 관광객의 자리를 중국인들로 채워지게 되었는데요. 공교롭게도 현재 위세를 떨치고 있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 사태는 관광 산업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고, 일본 내 중국 관광객들이 급감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일각에서는 도쿄 올림픽 취소나 연기까지 언급되는 엄중한 상황 같습니다. 올림픽이 취소되는 사태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전세계적인 전염병 만연으로 도쿄 올림픽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되었고 대규모 적자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 같습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