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네이버에 종속된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어컨'이라는 단어로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표시됩니다.
통합검색에서 파워링크 광고, 비즈사이트 광고, 네이버 쇼핑, 뉴스 섹션이 차례로 표시됩니다. 사실 광고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블로그 탭에서는 어떨까요? 실제로 검색해보면 파워링크 광고 아래에 블로그 글들이 표시되는데, 상위에는 대부분 네이버에 종속된 콘텐츠가 표시됩니다.
blog.naver.com은 네이버 블로그이고, 아래에 ****.blog.me 형식의 도메인이 표시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무료 도메인이라고 하네요. 네이버 블로거라면 누구에게나 ID당 1개씩 제공되고 본인의 네이버ID.blog.me 형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에어컨'으로 검색했을 때 블로그 탭에서 상위 10개 결과 중에서 1위에서 9위까지는 네이버 종속 콘텐츠입니다.ㅎㅎ
'워드프레스'라는 단어로 검색해보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통합검색에서는 광고로 도배되어 있고, 블로그 탭에서는 Top 10 중 6개가 네이버에 종속된 콘텐츠입니다.
이것은 검색엔진으로서 네이버의 품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제 주변 사람들은 맛집 등을 검색할 때에 주로 네이버를 사용하더군요. 네이버에서 심도 있는 글은 상위에 제대로 노출이 안 됩니다. 주로 네이버 블로그 관련 글이 상위에 포진해 있어서 양질의 글이 상위에 노출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는 구글에서 검색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네이버 블로그에 삽입된 메타태그 때문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메인 주소에는 noindex, nofollow가 추가되어 있고, 개별 글에는 noindex, follow가 메타태그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구글에서 네이버 블로그 글을 인덱스해가지 않습니다. 간혹 인기 글은 구글에서 검색이 되기도 하지만 제한적입니다.
이처럼 네이버는 매우 폐쇄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고, 결국 네이버에서 잘 검색이 되려면 SEO에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고 광고를 내면 됩니다. (이것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돈을 주고 광고만 내면 상위에 노출시켜주니까 홈페이지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까요.ㅎㅎ)
그럼, 왜 네이버가 이런 폐쇄적인 정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일까요? 2년 전에 Hackya 사이트 운영자가 여기에 대해 쓴 댓글이 있어서 캡처해 보았습니다.
이러한 의견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2000년 초에는 야후!가 대세였습니다. 지금 세대는 야후!에 대해 잘 모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도 야후!에 들어가본 적이 최근에 거의 없으니까 젊은 세대는 오죽할까요. 야후!는 몰락하여 회사가 공중 분해되었죠.
어떤 기사에서 네이버가 세계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에 맞서서 '검색 주권'을 지키고 있다고 표현한 것을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ㅎㅎ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9일 뉴스 편집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자 포털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세계 검색시장의 90%를 장악한 구글로부터 ‘검색 주권’ 지켜온 네이버의 주요 ‘무기’ 중 하나가 뉴스 검색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출처: "뉴스 내려놓는 네이버, 경쟁력 흔들릴 수도")
동영상에서는 유튜브에, SNS는 페북에, 메시저에서는 카톡에 밀리고 있고 검색 시장에서도 구글의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네이버로서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2016년 말에 네이버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네이버 검색점유율 50%붕괴,구글 미친 600%성장∙37%점유돌풍,검색광고시장 요동" 참고). 방문자가 많은 사이트의 경우 대부분 네이버 점유율이 구글보다 한참 낮은 편이라고 합니다. (제 메인 블로그의 경우에도 네이버 점유율은 3% 내외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