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Executive Office of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6월 12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된 후에 여러 가지 말이 많은 상황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은 과거 북한과의 합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트럼프는 이런 불합리하게 보이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일까요?
트럼프는 비핵화 비용을 북한 주변국인 한국, 중국, 일본이 댈 것이라고 하며 미국은 비용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 비핵화 비용을 대지 않는 이유로 북한과의 물리적 거리를 꼽았다. 그는 “미국이 많은 돈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6000마일(약 9656㎞) 떨어져 있지만 그들(한·중·일)은 이웃 국가다. 우리는 이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출처: 한국경제)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낮은 수준의 합의를 하고는 북한을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미국의 관심사는 북한의 핵보다는 북한의 ICBM 제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ICBM만 제거하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게 되고, 북한은 ICBM을 포기하는 대신 핵을 제거하지 않게 되면 북한으로서도 손해가 없는 장사가 될 것입니다. 즉, 미국과 북한에게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가 되는 것이죠.
더구나 미국은 자국의 돈을 전혀 들이지 않고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게 됩니다. 결국 한국은 돈은 돈대로 대고 위협은 사라지지 않는 최악의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 같습니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설 등으로 안보 여건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들(한중일)은 이웃 국가이지만 우리는 이웃은 아니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은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어떻게 되든 미국만 잘 되면 된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실제로 미국은 돈이 든다는 이유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과 관련해서도 “(감축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선거 때도 얘기했듯이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싶다”며 “언젠가는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트럼프 "워게임에 엄청난 비용… 주한미군 언젠간 빼고 싶다" 참고).
북미정상회담으로 인해 평화가 시작되는 것처럼 느껴질 지 모르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남한은 천문학적인 비용 부담으로 인해 경제에 엄청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인가도 의문입니다. 공동성명 CVID가 포함되지 않은 것만 보아도 북한의 의도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